아이의 잠재력을 덮는 엄마가 되고 있진 않은지...
아침부터 찾아온 입덧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꺼억~꺼억"
삐가 걱정되는 듯 달려온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내가 입덧을 하면 재미있어 하던 녀석이 말이다.
알고보니 엄마가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아파서 자기한테 화낼까봐 걱정했던 거였다.
"지금부터 아프면 안되는데..." 삐가 혼잣말을 하고있다.
...
요즘 나는 왜이렇게 된걸까.
삐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저녁시간이 되면
나의 입덧이 시작된다.
삐임신했을 때는 아침 입덧이 심했는데
이번엔 저녁시간부터 속에서 멀미가 나기 시작하고
머리가 깨지듯이 아파온다.
멀미도 멀미지만 미간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강한 두통은
정말로 괴롭다.

삐에게 화를 내기시작한다.
그리고 나선 엄마가 아파서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말하곤 한다.
오늘 아침의 삐의 걱정... 너무나 현실적인 걱정에 섭섭하기도 했지만
어린이집을 보내고 돌아오는 내내 마음한켠이 많이 아렸다.

몸이 안좋아지면서
점점 삐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하고 있다.
물론 내가 같이 해야하기 때문이다.
요즘 책읽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삐는
나에게 책을 가져와 읽어달라고 자주 조르는데
최근 12권을 내리읽어주고 엄청난 입덧에 시달렸던 적이 있어
이젠 책 읽어주는 것도 주저하게 된다.
어제도 책 6권을 가져온 삐에게 한권만 읽어주겠다며
설득설득해서 한권 읽어주고 뻗었다.
그 한권 읽어주는 것도 너무 기뻐하는 삐.

삐는 영어노래 듣는 것을 좋아한다.
애니메이션을 볼때도 애기때부터 더빙보단 일본어로 듣는 것을 좋아하더니
영어노래, 중국어 노래 이런것들을 참좋아한다.
요즘은 영어노래CD를 들으며 노래책을 같이 보는 것을 즐긴다.
"엄마 지금 나오는 노래가 이거야?" 하며 정말로 열심히도 물어본다.
... "니가 알아서 봐! 엄마는 아파서 누워있을거야"
난 애니메이션 볼때도 그랬다. "그냥 우리나라 말로 봐! 우리말로 들어도 모르면서"

조카가 가지고 놀던 공구장난감을 이제 삐가 갖게 됐는데
너무 좋아해서 하루종일 가지고 놀때도 그랬다.(아빠는 아이고 저 공순이 했다;;)
"엄마 이거 만들어줘" "엄마 같이 하자"
"싫어 엄마 못해. 혼자해!(아빠오면 해달라고 해!)" 또는 부속 찾는게 귀찮아
삐에게 찾아달라고 하고 삐가 못찾으면 삐 핑계되며
공구놀이 못하겠다며 돌아섰다.
그럴때마다 삐는 징징됐지만 그냥 모른척 해버렸다.

이것들 말고도.... 많다.
아이가 탐구하고자 하는 것을 못하게 하거나 밀어주지 못하는 엄마.
아이의 훌륭한 잠재력을 없애버리는 그런 엄마.
요즘 나는 그런 엄마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나의 부모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물감 놀이중인 삐. 붓씻는 통에 휴지넣고 저러고 있;





아빠... 이건;;;






뒤늦게 배운 가위질에 심취한 삐. 가위를 벌릴때는 자기입도 벌리고
오므릴때는 자기입도 오므리고... 정말 웃깁니다.^^
(동영상 찍으려 했으나 실패)





이렇게 책을 펴놓고 징검다리 놀이를...;;





이렇게 기차놀이도;;







문제의 공구놀이. 삐가 90% 손수 만든 작품;;





삐가 튜브를 꺼내다가 갑자기 치마!
그러더니 이런 패션 제안을 하심.




아이~ 쑥스러워용.




장난끼 발동!


이렇게 창의적인 삐님을 아무래도 제가 망치고 있는 듯. 흑흑
by 게으름이 | 2009/11/20 13:53 | 아가우리아가 | 트랙백 | 핑백(1) | 덧글(16)
갑자기 오빠 자랑을 하고 싶어졌다.

60분 부모를 보고나서 갑자기 우리오빠의 영재성을 자랑하고 싶어졌다.
... 남들이 자랑질 또 한다고 욕하던지 말던지~ 후후


우리형제들은 모두 이과체질이다.
언니와 나, 여자들이 이과에 가는 것이 그리 흔치 않았던 시절에도
우리는 고민하지 않고 이과에 갔다.
문과란 것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나또한 수학이 그리 어렵지 않았고
고등학교 시절에도 수학 중간고사, 기말고사 있는 전날 새벽에야
처음보는 것 같은 미적분 기호를 눈물 펑펑 쏟으며 공부했지만
90점 넘는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였다.
(에..수업시간에는 뭘했을까요;;; 보통 잠을 자던가 이어폰 꼽고 라디오에 심취에 있었던듯
잠을 잘때는 쉬는시간까지 이어져 다음 수업시간을 거쳐 점심시간 쯤 깨날정도로
심하게 잤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은 아마 포기한 학생이였겠지요;)


자 이정도로 내 자랑질은 멈추고
오빠 자랑질을 해야지.
오빠는 어렸을 적 조기교육을 했던 것 같다.
아빠가 오빠를 위해 만들어 놓은 한자카드와 영어카드를 보면
알 수 있지.
오빠가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자 아빠의 조기교육은 멈추었지만
오빠가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었던 것 같다.
그로인한 피해자는 여기!있지요.
초등학교 2학년때인가 그냥 학교 숙제를 하고 있었는데
중학생이였던 오빠가 내가 도와줄까?하며 제 옆으로 왔더랬죠.
그타이밍에 아빠가 퇴근하고 돌아오셨는데
오빠 공부 방해한다며 저를 안방으로 끌고가서 농에 세우시고
제 양볼을 몇십대 때리셨던게 정말 오랫동안 뼈아프게 남아있었죠.

뭐... 그렇다치고
오빠이야기로 다시 가서
중학교때 수학경시대회를 보면
오빠는 거의 80-90점대
전교 2등의 점수는 40-50점대일 정도로
다른 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고
(특별히 어려운 수학문제집을 풀거나 하며 공부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당시 최고의 영재고등학교였던 경기과학고등학교(서울과고나 이런건 있지도 않을 무렵)
에 시험 성적만으로는 수석으로 들어갔다.
체력장이 거의 최저 등급이였기때문에 차석이 되었지만서도

고등학교 들어가서부턴 오빠는 신나게 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매일 안경깨지고 손가락 부러지고 할정도로 농구를 했고
이것저것 행사에도 참여하고
그렇지만 무난히 카이스트에 들어갔고... 여타 과정들을 거쳐
연구소에 들어갔다.

이런 오빠가 솔직히 우리 가족들은 자랑스러웠고
계속 연구를 천직으로 삼으며 지낼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사업을 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진짜로 사업을 시작했다;;
놀라웠지만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국가 연구소 연구원들조차도
우리 회사 프로젝트와 상관이 없는 다른 일들에
오빠의 아이디어와 도움을 받고 감사해하고
그런 것들을 보면
지금도 참 자랑스럽다.

회사를 그만둔 후 가끔 꿈에 오빠가 나와 힘들다며 말하곤 했는데
그꿈을 꾼 다음날은 언제나 새언니(오빠 회사에 이사로 있음)가 전화를 해서
도와달라고 했다. 그렇지만 회사에 다시 들어가 일을해야 되는 것이라
매번 거절하곤 했는데 언제나 그 마음은 무겁다.


오빠. 정말로 힘들게 매일 밤새며 일하는 오빠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져.
그렇지만 오빠가 원했던 일이니
화이팅!!이야~
회사도 점점 나아지고 있고
주식도 올랐고+.+
더 올라가게 부탁해;;;

그래서 정말 20년후엔 오빠가
헬기를 타고 다니는 모습 볼 수 있었음 해~~
나의 자랑. 오빠야. 알았지?^^




by 게으름이 | 2009/11/20 11:57 | 겔름나라 | 트랙백 | 덧글(2)
MBC스페셜 '아줌마 그에게 꽂히다'
어제 이곳저곳 채널을 돌리다
재방송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내내 활짝 미소지으며 봤는데요.
눈에 눈물도 왜그리 같이 고이던지


이제 저도 정말 아줌마인가 봅니다.



p.s.
오늘 인디를 만납니다.
몇년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랑 단둘이서 식사를 하는게.
(커피숍에서 차도 마실 수 있을까요?)
두근두근...
by 게으름이 | 2009/11/18 11:12 | 겔름나라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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