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집 속에 불청객
알만한 사람은 안다.
내가 둘째를 얼마나 원했는지.
뿌가 둘째를 원하건 말건 모르겠다.
둘째 갖기 준비를 시작했다.
그것이 올4월.

예전부터 다니던 종합병원에 가서
나에게 필요한 검사를 했다.
흉부외과에서 기본검사와 엑스레이
순환기내과에서 심장초음파
산부인과에서 임신전 검사 및 유방검사
돈도 종합검진비용 저리가라 들었다.
다 괜찮았는데
산부인과에서 걸렸다.
자궁에 뭐가 있단다.
뭔지는 모르겠고 한달 더 지켜보자고 하신다.
그리고 5월
수술을 하자고 하셨다.
역시나 뭔지는 모르지만 둘째도 가진다고 하니 수술하는게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정체는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알 수 있다고 하셨다.
근종인지 용종인지 종양인지
수술을 했고 이녀석의 정체는 용종으로 밝혀졌다.
수술 한달 후 경과를 보기로 했다.

그리고 6월
경과를 보러갔는데
근종들이 있단다. 이게 뭔소리랴.
미리 좀 발견해서 수술 같이 했으면 좋았을 것을
한달안에 생긴거란 말인가.
그렇지만 수술 말씀은 안하신다. 근종은 뭐 워낙 흔하고
재발률도 아주 훌륭하시고 애기갖는데
별로 해가 되지 않으니 말씀을 안하신것 같다.

그리고 10월 초
그렇게 기다리던 둘째 소식이 있다.
자가임신진단을 하고 간 동네산부인과에선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마지막 생리시작일이 9월2일이였고
생리주기가 25일이니 둘째가 생긴지는 한달도 안된상황
혹시나 아기집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보지도 못하고 초음파 검사후 갑자기 쏟아지듯 나오는 질 분비물이
며칠동안 계속되서 찝찝함만 더했다.

가족들과 상의를 했다.
어느 병원에 갈 것인지.
첫째때 태반유착으로 삐를 낳은 후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던 뿌는
(그래서인지 둘째도 그다지 기뻐하지 않았고)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종합병원으로 가는게 좋지 않겠냐고 했고
나 또한 수술을 포함한 지금 나의 자궁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곳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10월 말
종합병원 산부인과
드디어 아기집이 보였다.
심장도 뛴다.
1cm 밖에 안되는 아기인데 말이다.
머리도 보였다.
"선생님 저게 머린가요?"
"아니 저건 머리가 아니고..."
"에?"
"초음파에 이렇게 보이는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라서"
정체는 모르시겠다고 더 지켜보자 말씀하신다.
아기보다 더 큰 정체모를 녀석
초음파속에 그녀석은 우리 아기를 누르고 있었다.
자궁 근종도 6월달에 비해 조금 커졌다고 하셨다. 하지만
별로 영향은 없을거라 말씀하셨다.

그리고 2주후 어제.
다시금 간 산부인과.
우리아기는 많이 커졌다.
2.45cm 이젠 정말 머리 몸 팔 다리가 다 보인다.
그녀석은 안보이는거 같았는데
여기저기를 돌려보자 그녀석이 나타났다.
그녀석도 커졌다. 1cm정도에서 1.4cm정도로.
다행이도 예전처럼 우리 아기와 찰싹 달라붙어 있진 않았다.
선생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아마 애기주위에 양막이 생기면
분리될거라고 하셨다.
정체는 아직 모른다고
정체를 알려면 MRI를 찍어야하고
MRI에서도 액체인지 (물이나 피) 고체인지(종양)정도 밖에는
알 수 없다고 하셨다.
이 불청객으로 인해 아기가 못자라거나 기형이 될 확률은 낮으나
가능성을 염두해두셨고 유산이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가끔 병원에 가면 겁주듯 말씀하시는 의사선생님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진 않아서 나또한 그냥 들은 것 같다.)
불청객이 더 커지면 그땐 정말로 MRI 검사를 해야한다고 하셨다.
그 이후에 대한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는
"어떻게...계속 진행할까요?"
"에?"
너무나 사무적인 어휘사용에 놀라 반문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무슨 뜻인지는 알고 있었다.
왜 모르겠는가...
내가 못알아 들은 줄 아시고 계속 진행할꺼냐며 재차 물으셨다.
어떻게 저렇게 담담하게.. 무슨 회의를 진행하는 느낌.
당연히 "진행해야지요!" 라고 말할거라고 생각하셔서 그런것일까
아님 이런경우 수술을 하는 부모들이 많아서일까.
내 아이를 죽이고 살리는 일인데
바로 대답을 기다리는 듯한 질문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난 아무런 망설임없이
"네. 계속" 이라고 말씀드렸다.
MRI는 불청객이 더 커지면 찍기로 했다.


아가야.
많이 힘들겠지만 너가 버텨줘야한다.
힘내라.
엄마는 욕심인지 모르지만
건강한 너를 꼭 안아보고 싶구나.



p.s.
뿌 어제 정말 고마웠어요...
by 게으름이 | 2009/11/05 12:42 | 아가우리아가 | 트랙백 | 덧글(4)
선덕여왕을 볼것인가 이것을 볼것인가.
마음 짠한 EBS다큐 '고양이 별' 이야기


저희집은 케이블이 없어서 재방송이란 것을 보기가 힘들지요.
아....
고민입니다.
by 게으름이 | 2009/10/28 16:22 | 겔름나라 | 트랙백 | 덧글(7)
비파가 죽었다.
입덧이다 몸이 안좋다하는 이유로
집안일 뿐만이 아니라 동식물에게도 신경을 끄고 있었다.
또 최근엔 유기견 한마리 때문에
더 정신이 없었는데
(좋은 곳으로 입양 갔답니다~)

몸이 안좋건 뭐하건 쓰러질 정도가 아니면
오늘은 무리해서라도 집안일을 할 생각이다.
그리고 걱정이다.
비파가 죽었는데 또 뭐가 죽어있을까...
식물들도 물 안준지 오래되었는데..
삐용삐삐빙빙이는 그래도 어제 살아있는것을 확인했고
확실한 동물학대를 내가 하고 있는게 아닐까
뿌에게 이야기 했더니
뿌와 삐도 같이 학대 받고 있다고 했다.
by 게으름이 | 2009/10/26 12:20 | 겔름나라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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